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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보일, 쿠엔틴 타란티노가 극찬했던 화제작<나이트 워치>의 후속편
<매트릭스>의 상상력과<반지의 제왕>의 스펙터클이 만난 색다른 판타지 액션
더욱 거대해진 스케일, 더욱 화려해진 비주얼, 더욱 풍부해진 캐릭터와 스토리 등
모든 면에서<나이트 워치>를 능가하는 규모와 완성도
비밀스럽게 존재하며 인류를 지켜온 나이트 워치와 데이 워치의 거대한 전쟁
모스크바 전역을 무대로 한 장대한 스케일과 스릴 넘치는 액션 시퀀스
42개 특수효과 스튜디오의 최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신비롭고 환상적인 시각 효과
차세대 스타일리스트로 떠오른 티무어 베크맘베토브의 강렬하고 감각적인 연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제압하고 흥행 신기록을 작성한 러시아 영화의 신화
<데이 워치>의 시놉시스를 정리하기 위해선 일종의 심호흡이 필요하다. 전작 <나이트 워치>와 개봉을 기다리는 속편 <데이 워치>는 오랫동안 비밀스럽게 존재하며 인류를 지켜온 두 종족, 나이트워치와 데이워치의 전쟁을 다룬다. 나이트워치는 어둠의 세력인 뱀파이어나 마녀 종족을 감시하는 빛의 기동대고, 데이워치는 빛의 세력인 천사나 마법사를 감시하는 어둠의 기동대. 둘은 ‘상대방에게 단 한 방울이라도 피를 흘리게 하면 안 된다’는 평화협정을 통해 아슬아슬한 균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나이트 워치>에서부터 슬며시 균열 조짐이 보이던 두 종족의 협정은 <데이 워치>에서 마침내 무너질 위기에 처한다.
전작에서 아내의 불륜에 분노한 나머지 계약을 통해 나이트워치가 된 주인공 안톤(콘스탄틴 카벤스키)역시 <데이 워치>에서 조금 복잡한 상황에 빠져든다. 그는 세상을 멸망시킬 만큼 거대한 힘을 지녔으나 성격은 제멋대로인 나이트워치 스베틀라나(마리아 포로시나)와 사랑에 빠져 있으나, 정작 혈연으로 맺어진 아들 이고르는 반대편인 데이워치에 속해 있다. 게다가 안톤은 스베틀라나가 언젠가는 아들 이고르를 죽이고야 말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안톤이 종족의 의무와 진득한 혈연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사이에 데이워치들이 지속적으로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빛과 어둠 사이에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평화협정이 마침내 종말에 도달한 것이다. 계속되는 위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데이워치들은 안톤을 범인으로 몰아가고, 빛과 어둠의 협정에 의거해 숙청될 위기에 처한 안톤은 모두의 공멸을 막기 위해 세상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전설의 분필’을 찾아나선다.
<데이 워치>의 세계를 소비에트 연방이 무너지며 러시아인들이 겪었던 도덕적, 윤리적, 정치적 진공상태의 반영이라고 읽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러시아인들은 절대선이라고 믿어왔던 것들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과정에 고통을 겪어왔고, 석유로 인해 시작된 경제적 호황에 샴페인을 터뜨리며 환호해왔다. 푸틴이라는 새로운 차르가 오일머니로 밀어붙이는 거대한 대국에 더이상 절대악과 절대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티무어 베크맘베토브 감독이 러시아 흥행사를 갈아치운 <나이트 워치>와 <데이 워치>를 통해 뭐 그리 심각한 이야기를 하자는 건 아니다. 이 러시아산 블록버스터가 추구하는 것은 새로운 장난감과 자본을 손에 쥔 사람들이 마음껏 부리고 싶을 법한 유희정신이다. 어차피 ‘분필로 세상의 종말을 막는 남자 이야기’ 아닌가 말이다.
세상의 모든 특수효과가 엄청난 이야기의 속도와 버무려진 <데이 워치>에서도 가장 주목할 것은 모스크바라는 도시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전작보다 월등히 늘어난 제작비의 힘을 빌려 베크맘베토브 감독은 모스크바라는 공간을 미래의 ‘슬라브 고담’처럼 새롭게 창조해놓았다. 지금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이 대국의 휘황찬란한 수도는 크렘린과 바실리 성당 너머로 빌딩들이 치솟고 유럽 최대의 쇼핑몰들이 속속 들어서는 겨울의 심장이다. <데이 워치>는 새롭게 변화하는 수도를 선과 악이 맞서는 아비규환의 메트로폴리스로 기가 막히게 활용한다. 특히 티무어 베크맘베토프는 차갑게 눈이 얼어붙은 모스크바의 도로 위에서 근래 보기드문 자동차-오토바이 격추신을 만들어내고, 거대한 놀이동산 회전차를 모스크바의 빌딩 숲 사이로 굴려버리거나,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모스크바 방송탑을 폭파시켜 도시로 내려앉혀버린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흔히 보던 장면들이지만 얼어붙은 회색의 수도에서 벌어지는 재난의 클라이맥스는 생경한 시각적 매력을 과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