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itional information
독일의 시각에서본 2차대전
독일 거장 요셉 빌스마이어의 독일 패전 50주년 추모작. 영웅주의의 불합리성 속에 생존과 자기 보호를 위해 몸부림치는 전쟁의 부조리를 다룬 작품으로 독일의 시각에서 2차 대전을 조명한 최초의 영화이다.
독일인 자신들도 전쟁의 희생자라는 항변을 담고 있는 최초의 작품으로 영화사적 가치면에서도 그 획을 긋는 작품이다. 독일에서만 500만명이라는 경이적인 흥행 기록을 수립하면서 반전 영화로서 평가받고 있다.
1942년 늦은 가을, 러시아의 스탈린 그라드 전장으로 배치되 가는 화물 열차안에서 두 독일군이 내기를 한다. 한 사람은 명예를 존중하는 귀족 출신 장교 한스(Hans: 토마스 크레취만 분)이고 다른 한 사람은 일급 철십자 훈장을 위해서는 어떠한 위험도 감수하겠다는 거칠고 무모한 성격의 롤로이다. 이들은 '누가 살아 돌아올 것인가'의 내기를 하고 있었다.
전선에 도달하자마자 한스와 롤로 그리고 제게(GeGe: 세바스찬 루돌프 분), 프릿츠(Fritz: 도미니끄 호로비츠 분) 등의 특공부대원들은 격렬한 포화로 인해 시야조차 보이지않는 전투라는 살육장으로 투입된다. 엄청난 희생을 강요하는 전투 중 한스 일행은 부상병을 치료했다는 이유로 헌병대에 체포돼 항명이라는 죄목으로 러시아 포로와 함께 지뢰제거반으로 끌려 가게 된다. 그곳에서는 성탄절 임에도 불구하고 병사들이 온통 굶주려 있었으며 살을 여미는 듯한 러시아의 혹한으로 인해 죽은 병사들의 시체는 뻣뻣한 목재처럼 길가에 쌀여있는 지옥과 같았다.
지뢰제거반에서 풀려난 특공대원들에게 헌병대장 할러(Hauptmann Haller: 디터 오크라스 분)는 다시 그들에게 러시아 시민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한스는 또다시 저항해 보이지만 결국 자신을 지배했던 조국에 대한 의무와 군인의 명예라는 마지막 자존심마저 빼앗기며 방아쇠를 당긴다.
패배가 분명한데도 끝까지 스탈린그라드를 사수하라는 히틀러의 결정에 따라 조국으로부터 버림받은 꼴이 된 특공대원들은 임박한 운명 속에서 탈출을 시도해보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간다. 다시 진지로 돌아온 그들은 자신들을 지뢰제거반으로 보냈던 헌병대장 할러가 식량으로 가득찬 벙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를 사살해 버린다.
이러한 인간의 비겁한 모습에 회의를 느낀 게게는 결국 자살을 하고 한스와 롤로는 그들의 위안부였던 러시아 여군 포로 이리나(Irina: 다나 보로프 분)에 의해 탈출을 향한 장도에 오른다. 롤로는 한스와 헤어지면서 표정없는 넋두리로 뇌까린다. "그것은 아주 어리석은 내기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