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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엔드 올 워( To end all wars )”는 어네스트 고든이 쓴 책의 제목이며, 동시에 이 책을 원작으로 하여 2001년에 제작된 전쟁영화(감독 데이빗 L. 커닝햄)의 제목이기도 하다. 어네스트 고든은 세계2차대전 당시 이십대 초반의 건장한 청년으로 연합군에 배속된 스코틀랜드 사단에 소속되어 참전하게 된다. 그러나 곧 일본군에 생포되어져, 미얀마 충까이 포로수용소에 수용된다.
어네스트 고든은 강제노동에 동원 되어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극한의 고통을 참으며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텨 나간다. 함께 수용된 포로들의 상황도 여의치 않아 급기야 포로들은 점점 야만인처럼 행동하게 되었다.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은 예사였으며, 죽어 가는 전우의 물건을 강탈하는가 하면, 음식 부스러기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싸움을 벌였다. 배식 당번들은 동료들에게 돌아갈 음식을 빼돌리기까지 해서 포로들은 더욱 극심한 생존의 위협을 느껴야만 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고든은 심각한 병에 걸려 중환자 수용소에 수용되었으며, ‘병에 걸려 죽는 것이 충까이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모든 사람을 포기하고 죽음을 기다리게 된다. 그런데 그곳에서 놀라운 일을 경험하게 된다. 그곳에 아직도 삶의 희망을 버리지 않은 두 명의 포로들이 들어온 것이다. 그들 역시도 육체적으로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지만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힘이 그들을 삶의 희망으로 이끄는 듯하였다. 신참들은 얼마 안 되는 양의 식사를 병세가 더 위중한 동료들에게 나누어 주었으며, 힘든 노동이 필요해 착출 될 때에는 누구보다 먼저 자원하였다. 또한 고든의 썩어 들어가는 다리와 온 몸의 상처를 소독해 주었으며, 서서히 마비가 진행되는 온 몸을 밤을 세워가며 마사지해 주는 사람도 역시 신참들이었다. 신참들의 정성어린 간호 때문이었는지 고든은 서서히 회복되었으며, 고든뿐만 아니라 모든 포로들에게 신참의 모습은 엄청난 삶의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고든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포로들도 병에 걸린 환자를 기쁜 마음으로 돌보았으며, 지니고 있었던 물건을 함께 나누는 일이 이곳저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더욱 극적인 것은 그곳에서 예배가 드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두 사람의 희생정신은 포로들의 이기심을 몰아냈고, 그동안 잊혀 지냈던 하나님을 다시 찾게 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20년이 지난 뒤, 프린스턴 대학교의 교목이 된 어네스트 고든은 당시 포로수용소에서 체험했던 극적인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 죽음은 여전히 주변을 떠돌고 있었습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었습니다. 하지만 포로들은 죽음의 세력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었습니다. 이기심, 미움, 교만 따위는 생명력을 짓누르는 요소들입니다. 반면에 사랑, 자기희생, 믿음은 생명의 핵심입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선물이지요. 충까이에서 죽음은 더 이상 마지막을 뜻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투 엔드 올 워 (To end all wars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