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수난곡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수난곡’이란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까지의 과정을 묘사한 극 음악이다. 수난곡은 종교음악에 속하지만 예배와는 직접 관계가 없는 연주회장에서의 연주를 위한 순수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바흐의 필생의 역작인 마태 수난곡은 글로 그 정신적인 심오함을 설명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될 만큼 서양음악을 통틀어 그 근원이자 정점에 위치해 있는 곡이다..

마태 수난곡은 성 금요일인 1729년 4월 15일에 라이프찌히의 성 토마스 교회에서 바흐에 의해 직접 초연되었다. 그 후 세상에 잊혀진채 완전히 묻혀 있다가 바흐의 초연이 있은지 꼭 100년후인 1829년 멘델스존의 역사적 재연에 의해 이 위대한 걸작은 세상에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6명의 솔로와 2개의 합창단을 필요로 하는 마태 수난곡은 기술적으로, 정서적으로 그리고 신앙적으로도 지금까지 쓰여졌던 모든 곡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바흐의 원래 의도를 최대한 살려 로마네스크 교회에서 장엄하게 라이브로 레코딩된 이 공연은 지휘자 구텐베르크의 능숙한 지휘아래 노이보이언 합창단과 화려한 독창진들이 그리스도의 수난과정을 노래해주고 있다.
특히 예수역의 헤르만 프라이는 독일 출신의 명 바리톤으로 마태 수난곡 녹음만 수차례의 경험이 있을 정도로 이 곡을 가장 잘 해석하는 가수중 하나이다.

영화계의 성자라 불리우는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유작 ‘희생’에서 타르코프스키는 구원의 마지막 메시지로 그의 철학적인 영상과 함께 마태 수난곡중 알토의 영창 ‘주여,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를 음악 테마로 사용하고 있다. 바이올린 독주로 시작해서 “내일 아침 닭이 울기 전에 너는 나를 모른다고 하리라” 는 예수의 예언을 떠올리며 통곡하며 부르는 이 알토의 영창은 말 그대로 비탄의 극치이며 구원의 간절한 바램이 담겨져 있다.

마태 수난곡의 감상은 종교와 상관없이 클래식 음악 감상에 있어서 그 시작과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태 수난곡을 접한다는 것은 하나의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경험 해보지 못한 심오한 정신적 감동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는 것이 될 것이다.



‘음악 역사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창조물’
이토록 극적으로 고조된 형태의 `마태 수난곡`은 좀처럼 드물다. 구텐베르크는 합창단의 목소리에 절묘한 광채를 더하여, 힘있는 절정으로 치닫게 한다.
Frankfurter Neue Presse

노이보이언 합창단은 하나의 현상이다. 에녹 쥬 구텐베르크는 세계적인 수준의 앙상블을 만들어내었다. 그토록 부드럽고, 완벽하고, 매혹적인 `하나님께 영광 있으라(Ehre sei dir Gott)`은 들어본 적이 없다.
Baldur Bockhoff, Süddeutsche Zeit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