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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가장 화려한 승부,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드럼라인이 있다!
영화 [8마일]에서의 '랩배틀'이 속 후련하게 내뱉는 언어의 향연이었다면, [드럼라인]서의 "드럼배틀"은, 온몸에 소름을 돋게 만드는 최고난도의 스틱 기술과 휘몰아치는 듯한 강하고 빠른 비트, 그리고 땅이 요동치는 듯한 웅장한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모든 것을 날려 버리는 소리의 향연이다. 악보를 볼 줄 몰라도 한번 듣는 것만으로도 모든 비트를 소화하는데 더 나아가 응용까지 할 수 있는 드럼의 천재 데본(닉 캐논 분)과 밴드부 팀원들의 좌절과 고난, 그리고 승리를 그린 <드럼라인>의 볼거리는 뭐니 뭐니 해도 드럼 주자들의 연주 테크닉이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서 동점을 얻은 라이벌 학교 간의 최후의 승리를 결정짓는 "드럼배틀"은, 밴드부의 맥을 뛰게 하는 심장이자 최후의 자존심을 건 일대의 대결로, 이 영화의 최고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직접적으로 랩으로 지독한 독설을 풀어내는 "랩배틀"에 비해, 한마디의 말도, 행동도 용납치 않는 룰 속에서 오직 찌를듯한 눈빛과 스틱만으로 상대를 조롱하기도, 약 올리기도, 화내게도 하면서 먼저 냉정을 잃는 팀이 지는 "드럼배틀"은 랩배틀을 가히 뛰어넘는 고난도의 대결인 것이다. 필름을 빨리 돌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의 빠르고 정확한 손놀림과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는 현란한 스틱의 움직임, 그리고 휘몰아치는 듯한 강렬하고 빠른 비트와, 모든 스트레스를 단번에 날려버리는 빅 드럼의 울림에 온 몸을 휘감는 전율과 흥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데본은 천부적인 드럼 연주 실력으로 애틀란타 A&T 대학에 특기생으로 입학한 새내기. 밴드부 입단 첫날부터 학교 최고의 퀸카 라일라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한 데본은 그 기분을 만끽할 겨를도 없이 선배들의 지도 아래 밴드부 연습을 시작하게 된다. 군사 훈련처럼 혹독한 연습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데본은 드럼라인의 리더인 숀 선배와 사사건건 부딪힌다. 데본의 뛰어난 연주실력에 위협을 느끼고 그를 견제하는 숀과 누구의 충고도 필요 없는 독불장군 데본. 두 사람의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맞이한 시즌 오프닝 공연에서 데본은 규정을 어기고 숀의 솔로 연주 순서를 빼앗는다. 며칠 후, 동문회에서 상대방 학교 밴드부를 자극하여 집단 패싸움을 일으킨다. 이에 데본은 자신을 스카우트하고 묵묵히 후원해주던 밴드부 단장 리에 의해 밴드부에서 쫓겨난다. 또한 한창 무르익던 라일라와의 사랑도 위태로워 진다. 그러던 어느날, 데본은 오랫동안 의절하고 지냈던 아버지가 보낸 음악 테이프를 받는다. 아버지가 무명 드러머로 활동하던 시절의 음악을 들으면서 악상을 떠올린 데본은 밴드부 연습실로 향한다. 그곳에서 숀을 만난 데본은 그와 화해하고 팀을 위해 함께 곡을 만든다. 드디어 40년 전통의 밴드 경연대회 날, 데본의 곡으로 참여한 A&T은 동점을 받은 모리슨 브라운 대학과 우승팀을 결정하는 드럼라인 대결을 펼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