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따운 '주연 낭자'(왕조현)는 시집가던 날 꽃가마에 오르지만 산길에서 구미호의 습격을 받고 유령이 된다. 연도사의 제자 기아는 악귀를 잡는 과정에서 순박한 서생 정진부를 만나 의기투합한다. 악이 활개치는 혼탁한 세상에 염증을 느낀 연도사는 은둔생활을 하며 악귀를 잡는 일에 전념한다. 그는 제자에게도 절제된 생활을 강요하지만 혈기왕성한 기아는 사랑에 눈을 뜨 면서 틀에 박힌 구도자 생활에 회의를 느낀다. 어느 날 정진부는 우연히 주연 낭자의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해 그녀의 모습을 화폭에 담는다. 구미호에게 쫓기던 주연 낭자는 그림 속에 몸을 숨김으로써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애틋한 사랑의 파노라마가 전개된다. 사랑의 진실을 거부해온 구미호는 끈질지게 마수를 뻗지만 정진부는 주연 낭자를 사랑했기에 숭고한 희생으로 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