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NBA에서의 흑인 플레이어들의 활약은 대단함을 넘어서 가히 지배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흑인 플레이어들이 오늘날처럼 농구 코트를 자유롭게 누비고 다닐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미국 사회에 팽배했던 흑인들에 대한 편견과 인종 차별은 그들을 농구 선수가 아닌 흑인으로서만 보려 했고 그들을 절차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사회의 보이지 않는 한 켠에 고삐로 묶어두려 했다.

1920년대 후반 시카고 남부 할렘의 인근 지역에서 흑인 플레이어들이 모여 결성을 한 코믹 농구팀인 할렘 글로브트로터스는 이 모든 편견과 제약들을 하나 하나 푸는 데 큰 힘을 싣는 역할을 한다. 오직 피부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농구를 플레이 할 수 있는 장소 조차에서도 제약을 받았던 그들이 미국 전역을 돌며 농구를 통해 관객들에게 볼거리와 웃음거리를 제공하면서 잔잔하게 미국 주류 사회뿐 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과정을 함께 되돌아 본다.

놀랍게도 이 과정에서 우리의 글로브트로터스는 유색 인종에 대한 편견과 차별뿐만 아니라 흥행에 대한 자본주의의 관대함은 물론 냉전 시대 이데올로기 대립에서의 선전 매개체로의 역할까지 두루 경험하게 된다